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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02 [2012년 다양한 스토리지 예측들]

해마다 이맘때면 항상 나오는 게 있습니다. 2012년이 되면 뭐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식의 전망들입니다. 개중에는 특정 업체의 욕심이 들어가 있는 것도 있고, 국내 실정과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름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눈여겨 볼 것도 있고, 어떤 것들은 필요에 따라 자신들의 비즈니스 목적으로 재포장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주간 스토리지 소식보다는 연간 단위로 눈을 돌려보았습니다. ‘스토리지’라는 한정된 주제로 예측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서 조금은 글감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너그러운 이해를 구합니다.

엔터프라이즈스토리지포럼에서 기고가로 활동 중인 헨리 뉴먼이라는 분이 2012년 스토리지를 이렇게 내다봤습니다.

  1. 클러스터 형태가 아닌 RAID(Declustered RAID)는 여전히 주요 스토리지 벤더들이 취급을 할 것이다.
  2. SSD가 200만 IOPS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3. SAS RAID/JBOD 카드의 판매가 늘어나서 2012년에는 120만개에 이르게 될 것이다.
  4.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성장에 따라 홈 NAS 시장이 커질 것이고 이를 위한 pNFS 기술이 임베디드 파일 시스템으로 많이 선택될 것이다.
  5. pNAS의 성능이 극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6. SSD 시장의 통합이 계속 되면서 소수의 SSD 기업만이 남게 될 것이다.
  7. 엔터프라이즈 SSD의 기록 밀도가 최대 50%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디스크 드라이브에서도 마찬가지여서, SATA 디스크가 2TB에서 3TB로, SAS 디스크가 600GB에서 900GB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8. 2012년 끝나기 전에 16Gbps의 파이버 채널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9.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문제를 안고 갈 것이며 데이터 손실이나 데이터 불가용성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10. LTFS라고 불리는 테이프를 이용한 파일 시스템이 2012년 내로 출시될 것이다.


헨리 뉴먼의 이러한 예측은 사실 헨리 뉴먼의 직업과도 어느 정도 관계가 있습니다. 위에 열거한 10개 예측이라고 하는 것들을 보면 기존 주류 스토리지 기업들의 이야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헨리 뉴먼이 인스트루멘탈의 CEO이자 CTO를 하고 있으며 HPC와 대형 스토리지 플랫폼에 관한 기술 연구에 무려 29년 동안 몸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을 텐데요. 클러스터드 형태가 아닌 RAID, 즉 디클러스터드 RAID에 관한 언급과 pNAS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추가해 본다면 LTFS라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디클러스터드 RAID라는 것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과제는 HDD의 기록 밀도의 증가와 관련이 깊습니다. 통상 RAID 기술은 HDD 여러 개가 세트로 동작하게 설계돼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RAID 기술은 이미 20여년이 넘은 상당히 입증된 기술이지만 RAID 기술이 개발되고 응용되기 시작할 때의 HDD 용량은 현재처럼 이렇게 대용량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디스크 드라이브의 용량이 증가하면서 단위 디스크의 손실 발생시 야기되는 손실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방식의 RAID 기술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생기게 됩니다. 그것이 이른바 클러스터가 되지 않은 형태의 RAID, 즉 디클러스터드 RAID 기술입니다.

데이터 손실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사실 이미 5~6년 전부터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페타바이트 규모에서의 가능성에 대해서 심지어는 RAID-5는 이미 죽은 기술이고 RAID-6조차도 데이터 손실을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른바 기록 로그를 다른 디스크에 남김으로써 RAID의 재구축시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미러링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을 이용하기도 합니다만, 사용해야 하는 드라이브 수가 많아지면 어려움이 많다는 것은 분명한 걸림돌이죠.

SNIA라는 스토리지 협회 또는 단체가 있는데요. 이러한 RAID의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서 SCSI의 확장된 형태로 OSD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기도 했고 지금 이야기 하는 디클러스터드 RAID도 나오게 됩니다. 헨리 뉴먼은 주요 스토리지 기업이 디클러스터드 RAID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360일이 넘게 남은 이 시점에서 단언하기는 어려워 보이는군요.

pNAS는 NAS의 한 형태라고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p가 의미하는 것은 ‘parallel’로, NAS에서의  파일 시스템 성능 확장과 메타데이터의 확장성에 적합한 방법으로 많이 선택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유통되는 데이터의 총량과 유형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기 때문에 NAS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기존의 NAS로는 해결할 수 없기에 pNAS와 같은 기술이 등장하는 것이겠죠. pNAS의 등장과 보편화되는 현상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끝으로 LTFS라는 것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그럴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저자는 LTFS에 관한 상당히 구체적인 ‘물증’을 가지고 있는 모양인가 봅니다. 2개의 업체가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저무는 테이프 기술이 LTFS라는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출구가 생길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2012년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하니 지켜보도록 하지요.

헨리 뉴먼의 견해가 다소 어려웠다면 서치스토리지의 관점은 비교적 쉽고 명쾌합니다. 비즈니스 이야기가 좀 많이 나오니까 그런가요. 대략 살펴 보겠습니다.

2012 스토리지 산업 예측

  1. 플래시가 홍수를 이룰 것 : 가격을 떨어지고 MLC 타입의 SSD가 더욱 더 많아져 애플리케이션에서 많이 사용될 것. PCIe 타입의 플래시 솔루션도 확장될 것.
  2. 도처에서 가상화를 보게 될 것 : 가상 머신의 백업이나 VDI의 최적화 등과 같은 것에서의 스토리지 기회가 많아질 것.
  3. 넷앱은 어떻게 될까 : EMC나 넷앱은 순수하게 스토리지 기업으로서 성장해 왔으나 지금의 EMC를 보면 알 수 있듯이 EMC가 스토리지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4. 클라우드 스토리지, 빅데이터에 관한 정의가 내려질 것 : 이 두 단어에 대한 혼란이 걷히고 실제 이 기술들이 적용되면서 정의가 내려지게 될 것.
  5. 기업의 인수 및 합병에 있어 백업이나 SSD가 주 관심 영역이 될 것 : 컴볼트, 퀀텀, 엑사그리드, 세파톤, 빔 등이 많이 거론된다고.
  6. 델이 치고 나올 것 : SAN 스토리지인 컴펠런트, 스케일 아웃 기반의 NAS 솔루션인 엑사넷, 중복 제거 기술인 오카리나 등으로 스토리지 비즈니스로의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
  7. 중복 제거 기술이 다시 관심을 받게 될 것 : 프라이머리 스토리지의 중복 제거  및 압축 기술이 나오게 될 것이고 델의 오카리나 기술 인수나 HP의 스토어원스와 같은 것들이 출시되면서 관심을 받게 될 것.
  8. 기로에 선 테이프 : 나쁜 소식이라면 클라우드로 가면서 중견 기업 이하에서는 테이프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과 좋은 소식이라면 LTFS 기술이 등장하면서 보관용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
  9. 조 투치의 EMC 시대가 폐막 : 2001년부터 EMC를 이끌었던 조 투치 회장이 2012년말 물러나면서 현재 가장 유력해 보이는 팻 젤싱어, 현 COO가 그 자리를 이어갈 것이고 큰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

관심 있으신 분은 원문을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한글로 옮기면서 사실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원문에서는 워낙 직설적인 표현이 있어서 그대로 옮기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위 두 개의 예측을 보면서 공통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LTFS라는 기술과 SSD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SSD에 관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SSD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벤처캐피탈의 투자 현황이나 기업의 인수 및 합병 등의 내역입니다. 지난해 벤처캐피탈이 SSD 기업들에게 투자한 것들을 살펴 보았는데요, 아이오터빈이라는 기업에 775만달러(현재 이 기업은 퓨전IO에 의해 인수), 솔리드파이어라는 SSD를 이용한 소프트웨어 기업에는 2500만달러, 버리덴트라는 소프트웨어 기업에 2100만달러, 카미나리오라는 기업에는 3400만달러가 투자됐습니다. 뭐니뭐니해도 퓨전IO는 성공적인 IPO를 했습니다. 이 정도면 미래 가치에 대한 SSD의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할 수 있을 겁니다.

한편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SSD에 있어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 많은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므로 마냥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격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는데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현재 가격이 GB당 SLC 타입이 대략 9달러, MLC 타입이 9달러라고 나오는군요(2011년 11월말 기준, 컴퓨터월드). IDC의 예측은 2012년 하반기가 되면 GB당 1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IDC의 예측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기업용 스토리지 솔루션으로서 SSD는 상당한 대안이 될 것 같군요.

2012년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예단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이 있네요.

Posted by cyj4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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